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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하스스톤(Hearthstone) 리뷰

by POPO 2021. 12. 21.

 

장르: 수집형 카드게임(CCG)

플랫폼: PC, 모바일

플레이기간: 2013.10 ~ 2021.10

 

최고'였던' 카드 게임

 

하스스톤 리뷰를 적을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나에게 리뷰는 마무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스스톤은 클로즈베타가 막 시작했을 무렵부터 시작했다.

카드 게임은 하스스톤 이전에 듀얼 오브 챔피언이나 매직 더 개더링을 잠깐 해봤지만,

룰이 너무 어려워 오래 하지는 않았다.

 

오픈베타가 시작되고, 시간이 조금 지나 낙스마라스 모험모드 (첫 확장팩)가 발매되었다.

당시 일본에 있었던 나는 형에게 부탁해 배틀코인을 충전해서 모험모드를 구입해 카드를 얻었다.

이후 나오는 모험모드도 전부 현금이나 골드를 모아 구매를 하였다.

 

한국에 돌아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확장팩이 카라잔이었는데,

카라잔 시절부터 갈라크론드의 강림이 막 나왔을 때까지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하스스톤을 했다.

하스스톤 일일퀘를 깨는게 하루의 일과라고 싶을 정도로 매일 들어가서 퀘를 깨고 골드를 얻었다.

심지어 2년 전부터는 매일 5급 이상을 찍었다.

전설도 찍었다.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난투도 매번 참가해서 카드팩이나 카드 뒷면을 얻었다.

트위치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영웅 (티란데, 마이에브 등)과 카드 뒷면도 얻었다.

있는 이벤트에는 모두 참가했던것 같다.

 

하스스톤은 자신들이 말하는 '놀랄만큼 쉬운' 카드 게임이다.

다른 카드 게임들을 해보면 알겠지만 규칙이 정말 복잡하고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스스톤의 대항마라 불렸던 궨트나 아티팩트도 하스스톤의 적수가 되지는 못했다.

수 많은 확장팩을 거듭하면서 많은 규칙들이 추가되었지만, 기본 베이스가 워낙 잘 잡혀있는 게임이기에 뉴비들도 접근하기가 용이하다고 생각된다.

 

매일매일 간단하게 (하드하게) 즐길만한 게임은 하스스톤이 제격이었고 하스스톤 만큼 오래 플레이한 게임은 없었다.

4개월 마다 나오는 확장팩이 발매되었는데, 발매 전 달은 카드가 하나씩 공개되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을 주었다.

어떻게 보면 열성적인 팬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하스스톤의 본연의 재미는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하스스톤을 매일 했지만, 의무감은 들지 않았다. 게임이 재밌었기 때문에.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날이 많아졌다.

확장팩을 거듭하면서 초기 시절에 비해 엄청난 파워를 가진 카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사기카드 들인데, 카드 한장 만으로도 공들였던 판을 한꺼번에 뒤집어 놓았다.

하스스톤이 확률에 의존하는 운빨 카드게임이긴 하지만 그 정도는 점점 더 심해졌다.

당하면 매우 불쾌한 카드들이 하나둘 점점 늘어가기 시작했고,

저번달에 발매한 용의 강림은 그게 극에 달했다.

하스를 하면 불쾌감만 늘었다.

 

다른 온라인 게임, 특히 롤의 경우 문제가 있는 챔피언이나 아이템은 즉각 패치를 해서 수정을 한다.

롤 뿐만 아닌 다른 게임들도 그렇다. 심지어 패키지 게임도.

그런데 하스스톤은 그렇지 않았다.

블리자드 자체의 문제였을까?

일부 카드나 직업의 오버파워 문제에 대해서 유저들이 아무리 고함을 질러도 하스스톤 팀은 눈도 깜빡하지 않았다.

하스스톤은 카드 게임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하스스톤은 밸런스 패치가 빨리 이뤄지지 않았다.

 

늦장 밸런스 패치, 갈수록 심해지는 과금 유도 (오버 밸런스 카드는 대부분 특급 카드 이상), 비싸지는 카드 팩.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이러한 블리자드의 행위로 인해 유저들은 하나 둘 이탈하기 시작했고, 작년은 유저 접속수가 최하를 기록했다.

전성기 때보다 1/3의 유저가 이탈했다고 한다.

 

하스스톤이 망해가는 것을 안 건지, 하스스톤의 밸런스 패치 주기는 빨라졌고 '전장'이라는 새로운 모드도 출시했다.

전장은 일반 플레이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해주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나도 출시 후 수백판을 즐겼다. 정말 재밌었다.

 

재작년 12월에 용의 강림이 출시되었다.

나는 예구는 하진 않았지만 모아두었던 골드로 카드를 얻었고 플레이를 하였다.

늘상 그렇듯이 처음에는 재밌었지만, 특정 직업이 압도적인 승률로 카드 판을 지배하였다.

처음에는 원래 하고 싶었던 덱으로 플레이를 해보았지만 도저히 특정 직업 (주술사)를 이길수 없었다.

hsreplay.net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덱 트래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데이터를 모아 승률을 보여준다.

당시 hsreplay에 가보면 상위 덱 1~30개 정도는 전부 주술사의 갈라크론드 덱 뿐이었다.

너무나도 압도적인 승률에 나도 주술사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만나는 상대도 매번 동일하였기에 금새 피로가 누적되었다.

 

그와 더불어 용의 강림 출시 얼마 전에는 홍콩의 blitzchung 선수의 자유 홍콩 발언으로 인해 블리자드에 대한 정도 확 떨어져 있던 참이었다.

 

하스만큼 오래한 게임이 없었기에 접는 것을 수 없이 망설였다.

어떻게보면 하스스톤은 나에게 있어 일상 그 자체가 되었기에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플레이, 매번 비슷한 패턴 (압도적 승률의 덱이 몇 주에서 몇 개월간 우세 - 너프 - 압도적 승률의 덱 등장)에 6년간 함께했던 하스스톤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하스를 접고 나서 약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접고 나서 하스스톤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돌아가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여전히 몇몇 덱의 압도적인 승률을 보면 그런 마음이 사라졌다.

이제는 뉴스를 봐도 무덤덤하고 이 리뷰를 마지막으로 하스스톤을 내 핸드폰과 PC에서 삭제할 예정이다.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며 초심을 유지했다면, 하스스톤은 유저 이탈 없이 인기몰이를 할수 있었을 것이다.

워낙 기초가 튼튼한 작품이라 뒤 확장팩이 엉망이어도 이 정도까지 유지를 했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하스 팀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지만, 배는 이미 떠났다.

세계 최고의 카드 게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이제 하스스톤의 여정은 이것으로 끝이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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