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올드스쿨 CRPG
플랫폼: PC (GOG)
플레이시간: 78시간
MASTERPIECE
디비니티 오리지날 신1을 너무 재밌게해서 2는 한글패치가 나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작년 중순에 임시 한글패치가 나왔다고 하길래 바로 스팀에서 구매해서 했다가, 더 기다려보기로 하여 환불을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올해 늦은 봄, 드디어 정식 한글화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동안 하스스톤을 한다고 신경을 안쓰고 있다가 gog에서 세일을 하길래 바로 구매해서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유기적이고 서로 연관된 퀘스트
배에서부터 시작하는 머나먼 여정은 그 여정이 끝날때까지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메인퀘스트는 물론이고 사이드퀘스트도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어있고 잘 짜여져 있다.
어느 퀘스트를 먼저 하더라도 다른 퀘스트에 지장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스토리 이해도 어느 것이 앞서거나 뒷서는 것도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퀘스트의 진행 방식은 완벽했다.
수 많은 퀘스트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버그는 거의 없었다 (예로 플레이스케이프:토먼트의 경우 일정 사이드퀘스트를 먼저 진행하면 다른 사이드퀘스트가 진행불가한 버그가 있었다).
아주 간혹 퍼즐을 풀어도 진행이 안된다거나 하는 버그가 있었지만, 대체 방법이 있거나 재로드를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즉 엔딩을 볼 때까지 지장이 있던 부분은 없었다.
아, 나는 작은 퍼즐도 굉장히 어려워하는 사람인데, 머리를 싸맬만큼 어려운 부분은 거의 없었다.
너무 어렵다 싶은 부분은 유튜브 등을 참조해서 진행하자. 참고로 디비니티 1보다 퍼즐이 적다.
전략적이고 몰입도 높은 전투
스토리를 언급하기 이전에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인 전투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디비니티 오리지날 신 2는 CRPG를 표방한 올드스쿨 RPG이다.
발더스게이트나 아이스윈드데일과 비슷하다고 볼수 있는데, 그들과 차이점은 바로 턴제 전투라는 점이다.
일본식 RPG에서 볼수 있는 너한대치고 나한대치고 방식이 아닌, 일정 스킬을 사용해 전투에 있어 변수를 만들어내는 등의 전략적인 부분이 강조되었다.
1편에서는 지형을 이용한 스킬이 핵심이었다면, 디비니티 2는 그와 더불어 수 많은 스킬조합과 연계를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기존 RPG 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다변화된 플레이가 가능하다.
기존 RPG의 스킬의 틀을 깨는 혁신적인 전투 시스템이라 할 수 있겠다.
플레이를 하는 내내 스킬 시스템을 개발한 개발진의 상상력이 놀라웠다.
비교적 자유로운 캐릭터 육성
캐릭터 육성도 비교적 자유롭다.
오로지 전사, 마법사, 성직자 등의 단일 직업으로 구성할 수도 있지만, 전사+마법사 등 여러 직업 컨셉을 복합적으로 잡고 키워나갈수도 있다. 게임플레이를 해보면 알겠지만, 제작진은 단일 직업보다 이러한 여러 직업을 한꺼번에 육성하는 것을 권장하는 것 같다. (디비니티2에서는 단일 직업으로 플레이하기가 더 힘들다)
다만, 근접의 경우 도적이든 전사든 백병전 스킬라인을 강조하는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캐릭터 육성 공략을 보지 않고 무작정 내 방식대로 캐릭터를 키웠다면 아마 엔딩까지 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초보자도 스킬라인의 유기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팁이 게임 내에서 필요할듯 하다.
해당 공략사이트는 캐릭터 육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빌드를 어떻게 짜야할지 기초를 잡고 싶다면 사이트를 참고할 것.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만점을 주지 못했다.
그 이유는 현실 세계와 너무나 동떨어진 주제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물론, 헐리우드 영화나 다른 sf소설도 현실과는 완전히 동떠어진 주제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는 작품들이 많지만,
디비니티 2의 경우 그러한 주제뿐만 아닌, '인간미'가 살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초반부에서는 스토리에 몰입이 잘 되었지만, 가면 갈수록 점점 고차원적인 주제들이 등장하고 그것들의 향연이 이어지다 보니 나와는 점점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서 인간미란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보고, 느끼는 점을 작품 내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말한다. 디비니티 2 사이드 퀘스트 중에 사랑이나, 우정, 배신 등 현실 세계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중심으로 한 퀘스트 들도 있었지만, 사실 크게 가슴으로 와닿는 퀘스트는 많이 없었다.
메인퀘의 경우 '신'을 중심으로 다루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신화의 내용들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형이상학적이고 고차원적인 메인퀘의 뒤편에서 따스한 인간미를 느낄수 있는 퀘스트가 많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디비니티1과 마찬가지로 디비니티2도 특성을 찍으면 동물들과 대화가 가능하다.
그런데 놀랄정도로 동물과의 대화가 많고, 심지어 동물들이 주는 사이드 퀘스트도 정말 많다.
나는 동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개, 쥐, 소, 닭 등 수도 없이 많은 동물들이 튀어나와 재밌는 대사와 뛰어난 성우연기를 볼수 있어 정말 좋았다.
이 외에도 찍어놓은 스샷이 정말 많은데, 이쯤되면 라리안 스튜디오의 직원들도 엄청난 동물 애호가인것 같다.
이렇게 사소하면서도 플레이어를 만족시킬 만큼 완벽하게 준비해놓은 사이드 메뉴는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더하고 몰입도를 더해준다. 이러한 세세한 부분까지 정성껏 준비해놓은 라리안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디비니티2는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며 앞으로도 큰 영향을 줄 작품이다.
이토록 완벽에 가까운 걸작을 한다는건 어떻게 보면 엄청난 축복이기도 하다.
라리안 스튜디오의 열정을 보면 예전의 바이오웨어가 떠오른다.
발더스 게이트, 네버윈터 나이츠, 매스 이펙트, 드래곤 에이지와 같은 수많은 걸작 RPG를 만들던 그들의 열정 말이다.
이제는 바이오웨어의 계보를 라리안 스튜디오가 넘겨받았다고 생각한다.
뭐, CDPR도 훌륭한 회사이긴 하지만, 내게는 라리안 스튜디오가 더 돋보인다.
발더스게이트3도 라리안에서 제작하고 있기에 그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디비니티2는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에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봐야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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