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르: 액션 어드벤처
플랫폼: PS4
플레이시간: 15시간
영화같은 게임, 하지만...
라스트 오브 어스는 내겐 애증의 게임이다.
나는 무려 세 번의 시도 끝에 엔딩을 보았다.
첫 번째는 2시간 남짓하고 접고, 두 번째는 그로부터 일 년쯤 후에 다시 시작해서 4시간 하고 접었다.
두 번째 시도 이후로부터 약 2년이 지난 이번에서야 드디어 끝까지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얼마전 기생충을 보았다.
아카데미 상을 받았다는 소식에 바로 보게 되었는데, 내용 하나하나가 암시적이었다.
등장인물부터 시작해서 인물들간의 상호작용, 소품들까지...
영화를 볼 때는 무심코 지나간 장면들도 하나하나 다 무언가 하나씩은 의미하는 것이 있었다.

라스트 오브 어스도 기생충과 같이 암시적인 바가 큰 작품이었다.
작품 표면상으로는 조엘이 엘리를 목적지까지 데려가주는 내용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황폐한 배경 속에서의 소녀의 순수성, 부성애가 있다.

작품속에서 엘리는 점차 성장해나간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한 소녀가 성장해나가는 모습 그리고 그러한 소녀를 돌보고 지키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서의 모습을 하나의 영화처럼 잘 구성해 놓은 작품이다.
작품 속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주인공들이 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로부터 인물의 성격적 특성이나 세상에 대한 사고방식 등을 어림잡아 유추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것들은 작품에서 대놓고 설명하지는 않지만 플레이어가 여러 장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게끔 잘 설정해 놓았다.

흥미로운 스토리와 더불어 뛰어난 인물 및 배경 설정은 라스트 오브 어스를 2013년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어 놓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게임은 작품의 분위기 표현은 물론, 그 배경에 깔린 상황을 개연성 있게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작품 설정을 치밀할 정도로 잘 해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정부와 파이어플라이라는 두 세력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그들 간의 대립 속에서 작품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라스트 오브 어스를 하면서 느꼈던 점은 이 작품이 게임보다 영화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스토리, 뛰어난 등장인물 설정과 시대 배경은 내가 라스트 오브 어스를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라스트 오브 어스를 하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전투다.
게임하면서 찍은 약 50장의 스크린샷 중에 전투 장면이 하나도 없다.
난이도를 가장 쉬운 것으로 설정하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 없이 죽었다.
그 이유는 바로 몇몇 적들 때문인데 '클리커'와 같은 괴물은 잡히면 (나이프가 없다면) 무조건 죽는다.
난이도가 가장 쉬워도, 작품 설정 때문인지 한 방에 물어뜯겨 죽도록 해놓았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설정된 세계관을 게임에 굉장히 충실하게 반영해 놓은 작품이다.
문제는 라오어가 전투-스토리 전개-전투가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된다는 점이다.
작품에서 퍼즐도 큰 요소로 작용하긴 하지만, 전투만큼 짜증나지는 않았다.
길 찾기도 일방향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가뜩이나 어둡고 무서운데 비명지르며 달려오는 괴물들과 싸우는 것은 정말 고된 경험이었다.
인간들과 싸우는 것이 훨씬 편했다. 그들은 적어도 뒤에서 기절이라도 시킬 수 있으니까.
스토리를 보기 위해 스트레스 받는 전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라오어를 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이었다.
라오어의 전투는 작품의 개연성을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하기 위한 도구였지만, 내게는 오히려 그것이 작품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라오어는 위대한 작품이지만, 내게는 바이오쇼크1의 재림이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더불어 끔찍한 전투는 오로지 스토리만 보려는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엔딩을 보고 나서 DLC 바로 레프트 비하인드를 했지만 1시간 플레이하고 접었다.
전개 방식이 본편의 반복이었기 때문이다.
강제적으로 해야하는 전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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